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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업 2년후 ‘940兆 규모’ 전망… 물 샐 틈 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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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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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항상 쉽게 접하는 물을 차세대 먹거리산업과 연계시키는 것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물산업은 이미 ‘노다지’로 인식된 지 오래다. 급속한 도시화와 이상기후에 따른 물 부족현상으로 수자원의 효율적 운영 및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국내에서도 물산업 육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신속 과감한 지원대책이 필요한 타이밍이 됐다. 이미 5년 전 OECD는 ‘환경전망 2050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물 부족)가 가장 심한 나라로 분류했다. 지난해 발표된 세계은행의 ‘High and Dry’ 보고서는 “물관리에 실패한 국가는 205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6%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유일의 물산업클러스터(달성군 구지면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2천817억원)를 구축, ‘물산업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대구로서는 세계 물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구상대로라면 64만9천㎡의 부지에 조성되는 물산업클러스터에는 시험·인증 및 연구시설, 실증화시설(테스트베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 물산업 육성 관련 지원시설이 집결된다. 물산업이 미래산업으로 육성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데는 더 이상 이견이 있을 순 없다. 지금은 정부의 지원책을 최대한 이끌어 내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의 융·복합을 통해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념할 시점이다.
◆세계 물산업의 미래와 트렌드
영국의 세계적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는 세계 물산업시장의 규모가 2016년 7천139억달러(800조원)에서 2020년에는 8천341억달러(940조원)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약 3.0% 성장을 예상한 것. 이 같은 성장률이 이어진다면 2030년에는 시장규모가 1조1천306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수자원 개발, 상하수도, 산업용수 등 물산업의 전반적인 분야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및 K-워터의 자료집을 보면 세계 물산업의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광역화를 들 수 있다. 영세한 사업구조하에서의 비효율적 운영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상하수도 사업 통합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크고 작은 지자체 3만6천여곳이 따로 운영하는 것을 전문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시설의 80%를 3개 전문기관이 위탁운영한다.
소비자의 요구수준이 높아지면서 물기업의 전문화 경향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 물기업이 관여하는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는 세계인구의 14%다. 서유럽(47%)이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북미(24%), 동남아(20%) 순이다.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25%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화를 위해선 각종 프로젝트 수주 시, 물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도 필수다.
마지막으로 해외시장 진출 시 현지 기업과의 다양한 제휴와 협력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인도는 국가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과의 민·관합작투자사업(PPP·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을 정책적으로 장려, 자국의 물 인프라사업 개선 및 물 관련 기업 성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민관 협력,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물산업 강국들은 기본적으로 민·관 협력에 기반을 둔 정책을 펴고 있다. 독일, 이스라엘, 싱가포르,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상하수도 기술 수출국인 독일은 정부 주도로 산·관·학 공동조합인 독일워터파트너십(GWP)을 설립했다. 2016년 현재 물 관련 기관 250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 활성화 전략을 펴, 자회사 및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한다. 클러스터에는 20개 분야에 총 280여개 대기업, 중소 벤처기업이 참여한다. 그 결과 자국 물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한다. 2020년에는 해외수출액 2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는 비가 많이 오는 곳이지만 좁고 평탄한 지역인 탓에 수원을 저장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물은 대부분 인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가격인상 압박이 심해지자 스스로 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싱가포르는 수자원공사(PUB)를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 70개가 넘는 세계적 기업 및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연구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협업체제를 완성하면서 세계 물시장의 3%를 점유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일본은 정부부처 산하 기구 설립 후 정부펀드를 조성, 해외 물기업 M&A 등 직접투자를 통해 단기간 내 해외 물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쓴다. 대표적 사례가 호주 2위 물기업인 ‘United Utilites’와 칠레 3위 물기업인 ‘Aguas Nuevas’를 인수, 해외 물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일이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은 상호출자를 통해 물기업을 설립,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추진한다.
◆국내 물산업 세계 12위권
환경부 조사결과, 국내 물산업 시장규모는 125억달러(2015년 기준)로 세계 12위권이다. 하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물 기업 수는 1만1천35개, 종사자 수는 12만9천153명이다. 업체당 종사자 수는 11.7명으로 영세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가격경쟁 위주의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체 물기업의 96%는 해외진출 계획 없이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및 기술혁신을 담당할 고급인력 양성 노력은 등한시한 채 한정된 내수시장을 놓고 출혈 경쟁에만 골몰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물산업 전문가들은 “건설과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물기업은 있다. 하지만 사업기획, 금융, 리스크관리 등 기획 및 지원 분야에선 개선점이 적잖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메커니즘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세계기후변화로 인한 대체수자원개발에 대한 수요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산업 시장규모도 이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연간 4.7% 성장세를 토대로 한 국내 물산업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35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하수도가 14조6천459억원으로 가장 커지고, 이어 상수도(8조9천226억원), 정수기(3조8천406억원), 수자원(3조4천602억원), 먹는 샘물(2조7천99억원) 등의 순이다.
◆물산업 선도하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정부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착공식이 있은 지 한 달 뒤인 2016년 12월에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물산업을 지원, 육성키로 한 대구시가 국내 물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까지 물산업클러스터에 롯데케미칼, 삼진정밀, 로얄정공, PPI 평화 등 20개 기업(투자액 1천851억원)을 유치했다. 이 중 500억원을 투자해 3만여㎡ 부지에 멤브레인(하폐수 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짓는 롯데케미칼은 이달 말 공사가 마무리된다. 올 연말에는 물산업클러스터 내 시설 준공이 마무리되고, 내년 6월부터는 입주기업들이 본격 가동된다. 올해 10여개사를 유치할 예정인 대구시는 최종적으로는 클러스터 내 총 50여개사를 입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되려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물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 이달 중 국회가 열리면 법안통과도 점쳐진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 환경부로의 물관리(수량, 수질) 일원화를 주장하는 여당과 이를 반대하는 일부 야당의원 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물산업 육성법만 통과되면 일단 투자리스크가 완화돼 클러스터 내 기업유치도 훨씬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 07. 18. 영남일보 발췌 -
국내 유일의 물산업클러스터(달성군 구지면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2천817억원)를 구축, ‘물산업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대구로서는 세계 물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구상대로라면 64만9천㎡의 부지에 조성되는 물산업클러스터에는 시험·인증 및 연구시설, 실증화시설(테스트베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 물산업 육성 관련 지원시설이 집결된다. 물산업이 미래산업으로 육성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데는 더 이상 이견이 있을 순 없다. 지금은 정부의 지원책을 최대한 이끌어 내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의 융·복합을 통해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념할 시점이다.
◆세계 물산업의 미래와 트렌드
영국의 세계적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는 세계 물산업시장의 규모가 2016년 7천139억달러(800조원)에서 2020년에는 8천341억달러(940조원)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약 3.0% 성장을 예상한 것. 이 같은 성장률이 이어진다면 2030년에는 시장규모가 1조1천306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수자원 개발, 상하수도, 산업용수 등 물산업의 전반적인 분야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및 K-워터의 자료집을 보면 세계 물산업의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광역화를 들 수 있다. 영세한 사업구조하에서의 비효율적 운영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상하수도 사업 통합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크고 작은 지자체 3만6천여곳이 따로 운영하는 것을 전문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시설의 80%를 3개 전문기관이 위탁운영한다.
소비자의 요구수준이 높아지면서 물기업의 전문화 경향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 물기업이 관여하는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는 세계인구의 14%다. 서유럽(47%)이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북미(24%), 동남아(20%) 순이다.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25%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화를 위해선 각종 프로젝트 수주 시, 물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도 필수다.
마지막으로 해외시장 진출 시 현지 기업과의 다양한 제휴와 협력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인도는 국가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과의 민·관합작투자사업(PPP·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을 정책적으로 장려, 자국의 물 인프라사업 개선 및 물 관련 기업 성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민관 협력,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물산업 강국들은 기본적으로 민·관 협력에 기반을 둔 정책을 펴고 있다. 독일, 이스라엘, 싱가포르,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상하수도 기술 수출국인 독일은 정부 주도로 산·관·학 공동조합인 독일워터파트너십(GWP)을 설립했다. 2016년 현재 물 관련 기관 250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 활성화 전략을 펴, 자회사 및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한다. 클러스터에는 20개 분야에 총 280여개 대기업, 중소 벤처기업이 참여한다. 그 결과 자국 물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한다. 2020년에는 해외수출액 2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는 비가 많이 오는 곳이지만 좁고 평탄한 지역인 탓에 수원을 저장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물은 대부분 인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가격인상 압박이 심해지자 스스로 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싱가포르는 수자원공사(PUB)를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 70개가 넘는 세계적 기업 및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연구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협업체제를 완성하면서 세계 물시장의 3%를 점유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일본은 정부부처 산하 기구 설립 후 정부펀드를 조성, 해외 물기업 M&A 등 직접투자를 통해 단기간 내 해외 물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쓴다. 대표적 사례가 호주 2위 물기업인 ‘United Utilites’와 칠레 3위 물기업인 ‘Aguas Nuevas’를 인수, 해외 물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일이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은 상호출자를 통해 물기업을 설립,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추진한다.
◆국내 물산업 세계 12위권
환경부 조사결과, 국내 물산업 시장규모는 125억달러(2015년 기준)로 세계 12위권이다. 하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물 기업 수는 1만1천35개, 종사자 수는 12만9천153명이다. 업체당 종사자 수는 11.7명으로 영세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가격경쟁 위주의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체 물기업의 96%는 해외진출 계획 없이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및 기술혁신을 담당할 고급인력 양성 노력은 등한시한 채 한정된 내수시장을 놓고 출혈 경쟁에만 골몰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물산업 전문가들은 “건설과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물기업은 있다. 하지만 사업기획, 금융, 리스크관리 등 기획 및 지원 분야에선 개선점이 적잖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메커니즘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세계기후변화로 인한 대체수자원개발에 대한 수요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산업 시장규모도 이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연간 4.7% 성장세를 토대로 한 국내 물산업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35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하수도가 14조6천459억원으로 가장 커지고, 이어 상수도(8조9천226억원), 정수기(3조8천406억원), 수자원(3조4천602억원), 먹는 샘물(2조7천99억원) 등의 순이다.
◆물산업 선도하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정부는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착공식이 있은 지 한 달 뒤인 2016년 12월에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물산업을 지원, 육성키로 한 대구시가 국내 물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까지 물산업클러스터에 롯데케미칼, 삼진정밀, 로얄정공, PPI 평화 등 20개 기업(투자액 1천851억원)을 유치했다. 이 중 500억원을 투자해 3만여㎡ 부지에 멤브레인(하폐수 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짓는 롯데케미칼은 이달 말 공사가 마무리된다. 올 연말에는 물산업클러스터 내 시설 준공이 마무리되고, 내년 6월부터는 입주기업들이 본격 가동된다. 올해 10여개사를 유치할 예정인 대구시는 최종적으로는 클러스터 내 총 50여개사를 입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되려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물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 이달 중 국회가 열리면 법안통과도 점쳐진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 환경부로의 물관리(수량, 수질) 일원화를 주장하는 여당과 이를 반대하는 일부 야당의원 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물산업 육성법만 통과되면 일단 투자리스크가 완화돼 클러스터 내 기업유치도 훨씬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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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07. 18. 영남일보 발췌 -